
"하루 만에 3% 넘게 빠졌다가 다음 날 3% 넘게 오른 코스피, 이거 바닥 신호일까?" 저도 반등 뉴스만 보고 넘기려다 숫자를 뜯어봤는데, 그대로 믿기엔 걸리는 대목이 꽤 있었습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를 들고 있거나, 환율 때문에 해외 결제·송금을 신경 쓰는 분이라면 같이 보면 좋을 내용이라 10월 21일 장을 정리해 봤습니다.
코스피 5735.66, 하루 만에 낙폭 대부분 회복
2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82.92포인트(3.29%) 오른 5735.66에 마감했습니다. 5666.34로 출발해 장중에는 4.75% 오른 5816.43까지 올라갔습니다. 전날 3.73% 떨어졌던 걸 대부분 되찾으면서 2거래일 만에 5700선으로 돌아왔습니다.
선물이 치솟자 오전 11시 조금 전에 매수 사이드카까지 걸렸습니다. 프로그램 매수 주문을 잠깐 묶어 두는 장치로, 8월 20일 이후 두 달가량 만에 다시 나왔습니다.
코스닥도 1.38% 올라 792.76이 됐습니다. 한때 800선을 넘겼다가, 돈이 반도체 대형주 쪽으로 쏠리면서 오름폭이 줄었습니다.
삼성전자 22만3500원, SK하이닉스 129만4000원
반등의 중심은 역시 반도체 투톱이었습니다. 삼성전자는 5.67% 오른 22만3500원, SK하이닉스는 5.81% 오른 129만400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 함께 오른 종목: SK스퀘어 +5.13%, 삼성물산 +5.45%
- 내린 종목: LG에너지솔루션 -0.60%, 현대차 -0.16%, KB금융 -0.19%
시총 상위권 안에서도 반도체 대형주의 오름폭이 유독 컸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왜 하필 반도체였을까요?
간밤 미국 AI 기업들의 성적표가 좋았던 영향이 컸습니다. AI 서버 업체 슈퍼마이크로컴퓨터가 시장 예상은 물론 회사가 미리 내놓은 전망치(가이던스)보다도 나은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스페이스X의 3분기 매출은 1년 전의 2.6배 수준(+161%)이 됐습니다. 여기에 AI 연산은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간다는 전망도 더해졌습니다. AI 투자에 대한 믿음이 돌아오면서 반도체주 심리가 살아났습니다.
국내 수출도 뒷받침이 됐습니다. 관세청 집계로 10월 1~20일 수출은 616억달러(+105.4%)였고, 이 중 반도체가 275억2000만달러로 222.5% 늘었습니다. 조업일수를 감안한 하루 평균 수출액(47억4000만달러)은 사상 최대였습니다.
외국인 매수보다 큰 개인 매도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650억원을 순매수(산 금액에서 판 금액을 뺀 값)했습니다. 삼성전자 4721억원, SK하이닉스 2005억원으로, 두 종목만 더해도 6700억원 남짓이니 사실상 삼전닉스에 몰린 셈입니다.
개인은 그보다 훨씬 많은 1조1320억원을 팔았고, 기관도 710억원 순매도였습니다. 급락 때 사 둔 물량을 반등에 정리한 것으로 보입니다.

차트처럼 외국인은 16일 이후 4거래일 내리 삼성전자를 담았습니다. 지수가 밀린 20일에도 4040억원을 사며 하락을 받쳤고, SK하이닉스 쪽은 21일에야 19거래일 만에 매수 우위로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선물시장에선 외국인이 1조 넘게 팔았다
제가 이날 가장 눈여겨본 건 선물 쪽 수급입니다. 실제 주식을 사고파는 현물시장과 달리, 선물시장은 앞으로의 지수에 거는 계약을 거래하는 곳인데요. 현물에서는 사들인 외국인이 코스피200 선물에서는 1조640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4680억원, 4520억원을 순매수하며 반대편에 섰습니다.

같은 날 현물은 사고 선물은 팔았으니, 매수가 이어질지는 며칠 더 봐야 합니다.
증권가에서도 많이 떨어진 김에 싸게 담은 매수에 가깝다고 봅니다. 숫자로 보면 더 분명한데요. 외국인은 15일 하루에만 삼성전자를 1조9938억원어치 팔았는데, 그 뒤 4거래일 동안 사들인 걸 다 합쳐도 1조5872억원이라 그 하루치를 다 메우지 못했습니다.
올해 외국인이 판 주식의 87%가 삼전닉스
조금 더 긴 흐름을 보면 그림이 분명해집니다. 외국인은 1월 2일부터 10월 12일까지 코스피에서 199조1045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가 86조569억원, SK하이닉스가 87조1438억원으로, 두 종목이 전체의 87%를 차지했습니다.
그 물량을 받아준 건 개인과 기타 법인이었습니다. 개인은 두 종목을 46조556억원, 41조6806억원어치 순매수했고, 회사가 자기 주식을 사들이는 자사주 매입 덕에 기타 법인도 삼성전자 29조9089억원, SK하이닉스 36조9389억원어치를 사들였습니다.
그런데 이 버팀목이 약해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은 10월 6일 끝났고 SK하이닉스도 10월 중순 종료 예정이었습니다. 주식 살 돈으로 증권사에 맡겨 둔 고객 예탁금도 6월 초 140조원에서 10월 8일 100조원으로 줄었습니다.
결국 외국인이 돌아오느냐가 반등의 관건입니다.
원·달러 1325.2원, 4거래일 연속 연저점
환율은 2.9원 내린 1325.2원으로 장을 마쳤고, 장중 저점은 1322.8원이었습니다. 2024년 10월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고, 올해 최저치(연저점)를 4거래일째 갈아치웠습니다.
달러 전반의 강세를 보여 주는 달러인덱스가 오른 날인데도 원화가 강했습니다. 수출이 잘되니 달러가 많이 들어올 거라는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달러 환율을 거쳐 계산하는 원·엔 재정환율도 100엔당 837.81원으로 내려, 장중엔 2008년 1월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졌습니다.
다음 분수령은 빅테크, 그중 메타
증권가가 바로 다음으로 보는 건 간밤 나올 메타 실적입니다. 메타의 매출·투자 숫자가 기대를 넘기면 삼전닉스 주가가 아직 낮다는 쪽에 힘이 실리고, 못 미치면 이번 반등이 이어지지 못할 수 있다는 게 증권가 시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지수 숫자보다 외국인이 현물·선물 양쪽에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그리고 삼성전자 연속 순매수가 며칠 더 이어지는지 정도만 체크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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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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