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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시사

전 美하원의원 징역 10년, 5천만 달러 베네수엘라 비밀 로비

▲ 표지 사진: Martin Falbisoner / CC BY-SA 3.0 / Wikimedia Commons

"전직 하원의원이 외국 정부 로비를 했다가 징역 10년?" 이번 주 미국 뉴스에서 이 제목을 보고 처음엔 형량이 꽤 무겁다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그런데 사건을 따라가 보니 등장인물이 현직 국무장관, 하원의원,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로비스트, 그리고 베네수엘라 정권 핵심 인사까지 이어지더군요.

미국 대외 정책을 겨냥한 비밀 로비가 어떻게 처벌까지 이어졌는지 보여 주는 사건이라, 미국 정책 뉴스에 늘 민감한 우리 입장에서도 한 번 정리해 둘 만하다고 봤습니다.

누가, 무엇으로 처벌받았나

주인공은 플로리다 마이애미 출신 공화당 정치인 데이비드 리베라(61)입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연방 하원의원을 한 차례 지냈고, 마이애미 쿠바계 사회에서 반공 투사로 이름을 알린 인물입니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수십 년 친분을 이어 온 사이로, 워싱턴포스트는 그를 루비오의 정치적 멘토로 소개했습니다.

미국 시간 10월 2일, 마이애미 연방법원의 멜리사 데미안 판사는 리베라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습니다. 죄목은 외국 대리인 미등록(외국 정부를 위해 일하면서 법무부에 신고하지 않은 것)과 자금세탁 공모입니다. 그는 7주간의 재판 끝에 지난 5월 1일 배심원단에게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았고, 이후 보석 없이 구금 상태였습니다.

리베라는 선고 전 20분가량 발언하며 나이와 전립선암 투병 후유증을 들어 선처를 호소했지만, 판사의 선고는 징역 10년이었습니다.

형량은 어느 정도였나

▲ 리베라 사건 형량 비교 (자료: CBS News·PBS(AP))

법정 최고형은 최대 60년까지 가능했다고 하니, 숫자만 보면 6분의 1 수준입니다. 함께 재판을 받은 정치 컨설턴트 에스더 누퍼는 징역 5년을 받았습니다.

5천만 달러 계약, 실제로 받은 돈은?

사건의 출발점은 2017년 초입니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베네수엘라 외교장관이던 델시 로드리게스가 리베라를 끌어들였고, 목표는 그의 공화당 인맥을 이용해 1기 트럼프 행정부가 마두로 정권에 대한 강경 기조를 누그러뜨리고 제재를 완화하도록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계약 상대는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의 미국 자회사였고, 기간 3개월에 5천만 달러짜리 컨설팅 계약이었습니다. 법무부에 따르면 두 사람이 실제로 거둔 돈은 2천만 달러였고, 더 많은 돈을 기대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 리베라 사건 주요 일지 (자료: CBS News·워싱턴포스트)

검찰이 문제 삼은 핵심은 로비를 '숨겼다'는 점이었습니다.

미국 법은 외국 정부를 위해 활동하면 법무부에 등록하도록 하고 있는데, 두 사람은 이를 하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반공 정치인이라는 리베라의 평판이 무너질까 봐 일부러 숨겼다고 봤습니다. 검찰은 단순한 서류 실수가 아니라 공직에서 쌓은 인맥과 영향력을 몰래 판 사건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현직 국무장관이 증인석에 섰다

이 재판이 주목받은 건 증인 명단 때문이기도 합니다. 루비오 국무장관, 텍사스의 피트 세션스 하원의원, 트럼프 대통령의 모금책으로 알려진 로비스트 브라이언 밸러드가 증언대에 섰습니다. 세 사람 모두 리베라가 마두로 정권 쪽 돈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몰랐다고 진술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현직 각료가 형사재판 증인으로 나온 것은 40여 년 만에 처음이었습니다. 루비오는 혐의를 받지 않았습니다.

암호명까지 쓴 단체 대화방

재판에서는 'MIA(마이애미)'라는 이름의 암호화 대화방이 증거로 나왔습니다. 리베라와 마두로 정부 사이 창구는 베네수엘라 언론 재벌 라울 고린이었는데, 그는 이후 미국에서 베네수엘라 고위 관리 뇌물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대화방에서는 마두로를 '버스 기사', 세션스를 '솜브레로', 로드리게스를 '빨간 옷의 여인'으로 부르는 등 암호명을 썼다고 합니다.

그 사이 마두로는 권좌에서 축출됐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이러니하게 느낀 부분은 시점입니다.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마두로는 올해 1월 권좌에서 축출됐고, 부부가 붙잡혀 마약 테러 혐의 재판을 위해 뉴욕으로 이송됐습니다. 리베라에게 로비를 맡겼던 로드리게스는 지금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 자리에 있습니다.

외국 로비 기소 건수는 줄었다

AP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한 뒤 불법 외국 로비 기소가 크게 줄었다고 전했습니다. 리베라 사건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2년에 기소된 건입니다.

기소는 바이든 정부 때, 선고는 트럼프 정부 때 나온 셈입니다.

앞으로 남은 쟁점

  • 항소: 리베라 측은 항소하겠다는 입장입니다.
  • 사면: 올해 초 법무부에 대통령 사면을 신청해 둔 상태입니다.
  • 몰수: 검찰이 요청한 2천만 달러 범죄수익 몰수는 판사 결정이 남아 있습니다. 배심원단은 도럴(Doral)과 플로리다 키스에 있는 그의 부동산 몰수를 결정했습니다.
  • 별건 재판: 워싱턴 DC에서 관련 외국 로비 사건 재판도 남아 있습니다.

사면 신청이 어떻게 처리될지에 따라 이 사건의 의미가 또 달라질 것 같습니다. 저는 사면 결정과 워싱턴 별건 재판 결과 정도는 계속 지켜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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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