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AI 투자가 과한 것 아니냐"는 말이 부쩍 자주 들립니다. 30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가 일제히 내린 날, 그 우려가 숫자로 드러났습니다. 그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아마존과 인텔 실적이 같은 날 시장을 눌렀습니다. 주식을 안 하시더라도 브렌트유가 117달러대까지 오른 건 환율과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 함께 짚어 보겠습니다.
3대 지수 마감 성적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S&P500, 나스닥 모두 하락 마감했습니다. 그중 나스닥의 낙폭이 가장 컸습니다.

기술주 비중이 큰 나스닥이 가장 크게 흔들렸다는 점이 이날 장의 성격을 보여 줍니다.
반도체주는 더 크게 빠졌습니다
미국 주요 반도체 기업의 주가를 묶어 보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7.20% 내렸습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등락률
- 엔비디아 -4.22%
- TSMC -5.95%
- 브로드컴 -5.48%
- 마이크론 -5.30%
- AMD -10.88%
- 샌디스크 -13.47%
- 애플 -1.23%, 마이크로소프트 -1.55%, 아마존 -1.41%
엔비디아는 시가총액(회사 몸값)이 4조 달러대로 떨어졌고, 5조 달러대를 지킨 애플이 1위가 됐습니다.
아마존 실적이 AI 투자 걱정을 키웠습니다
이날 장은 전날 마감 뒤 발표된 아마존과 인텔 실적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왜 아마존 실적 하나에 시장이 흔들렸을까요? 먼저 숫자를 보겠습니다.
시장 전망에 못 미친 숫자들
- 3분기 매출은 2019억 4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2% 늘었지만, 시장 전망치 2023억 1000만 달러에는 못 미쳤습니다.
- 주당순이익은 1.89달러로 월가 기대치 1.96달러를 밑돌았습니다.
- 4분기 매출 전망치의 중간값은 2435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 2445억 1000만 달러보다 적었습니다.
클라우드 사업인 AWS 실적만 전망치를 웃돌았고, 광고와 소매 부문은 기대에 못 미쳤다고 합니다.
설비에 쓴 돈이 크게 늘었습니다
자본지출(공장, 서버, AI 장비 같은 설비에 쓰는 돈) 부담이 가장 컸습니다. 최근 12개월 기준 잉여현금흐름은 424억 달러 적자였습니다. 쉽게 말해 번 돈보다 설비에 쓴 돈이 그만큼 더 많았다는 뜻입니다.
기사는 2분기 76억 달러 적자보다 6배 가까이 불어난 수치라고 짚었습니다. AI 인프라 확장에 들어간 설비 투자액이 1년 새 948억 달러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AI 과잉 투자 우려"라는 말이 나온 배경은 결국 이 현금흐름 숫자에 있다고 저는 봤습니다.
인텔은 PC 칩 부진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인텔의 PC용 칩 부문(클라이언트 사업부) 3분기 매출은 81억 달러로 5% 감소했습니다. 발표 뒤 주가는 28.58% 급락했습니다.
서울경제에 따르면 상장 후 역대 두 번째 낙폭이며, 1974년 7월 이후 52년 만에 가장 큰 하루 하락입니다.
가격이 오른 PC용 칩
기사에는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이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쪽으로 쏠리면서 PC용 칩 가격이 크게 올랐다는 설명이 나옵니다. 인텔은 이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가격 상승이 매출 부진으로 이어진 구체적 경로까지는 기사에 나와 있지 않습니다.
반대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은 매출 67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58% 늘었습니다. 모든 지표가 나빴던 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레딧과 가상화폐 관련주도 흔들렸습니다
- 레딧은 4분기 매출 전망이 시장 예상을 밑돈 데다 일일 활성 방문자 감소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29.29% 급락했습니다.
- 바이낸스가 약 63억 달러 규모의 해킹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식에 코인베이스(-10.62%)와 로빈후드(-7.21%)도 크게 내렸습니다.
같은 날 국제유가도 올랐습니다
이란 관련 긴장이 커지면서 유가가 하루 새 2%대 올랐습니다. 브렌트유(유럽 기준 원유)와 WTI(미국 기준 원유) 모두 상승했습니다.

브렌트유 12월물은 2.40% 오른 배럴당 117.64달러, WTI 12월물은 2.08% 오른 104.12달러로 마감했습니다. 이달 들어서만 브렌트유는 13.6%, WTI는 15.2% 올랐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중동의 석유 수송 길목)에서는 영국 해사무역기구에 따르면 유조선 1척이 소형 보트가 붙여 둔 폭발물로 공격을 받았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군 중부사령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 선택지를 보고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오늘 장을 네 줄로 줄이면
- 다우 1.09%, S&P500 1.82%, 나스닥 2.86% 하락
- 아마존 실적 부진과 잉여현금흐름 적자 확대가 AI 투자 우려를 키움
- 인텔 급락,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7.20% 하락
- 브렌트유 117.64달러, WTI 104.12달러로 상승
저는 당분간 빅테크 실적 발표에서 설비 투자 숫자가 어떻게 나오는지, 유가가 어디까지 가는지를 같이 지켜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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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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