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 시사

인텔 29% 폭락, 52년 만에 최악…반도체주는 왜 같이 흔들렸나

주말 사이에 미국 증시 뉴스를 보다가 숫자 하나에서 눈이 멈췄습니다. 인텔 주가가 하루에 약 29% 빠졌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를 들고 있다면 월요일 장 초반 흐름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죠. 인텔 한 종목의 문제로 끝날 일인지, 두 매체의 보도를 비교하며 정리했습니다.

하루 -28.58%, 인텔 주가가 무너진 날

30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인텔 주가는 28.58% 하락했습니다. 1974년 7월 5일의 -29.9% 이후 52년 만에 가장 큰 하루 낙폭입니다.

하루 만에 사라진 시가총액(주식 수 × 주가)은 매체에 따라 약 1,370억 달러(약 183조 원), 1,400억 달러 이상(약 187조 원)으로 조금씩 다르게 보도됐습니다.

하루에 시총 180조 원대가 사라졌다는 점이 이번 폭락의 규모를 보여 줍니다.

실적은 좋았는데 왜 폭락했을까

의외인 점은 인텔의 3분기 성적표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주당순이익(EPS, 주식 한 주가 벌어들인 순이익)은 0.52달러, 매출은 165억 1,0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0.40달러, 160억 달러)를 웃돌았습니다.

문제는 다음 분기 전망이었습니다. 아래 표의 시장 전망은 금융 데이터 업체 LSEG가 모은 전망치입니다.

구분인텔 전망시장 전망(LSEG 집계)
매출150억~160억 달러171억 달러
조정 EPS25센트43센트

이번 경우는 지난 실적보다 앞으로의 전망이 주가를 더 크게 움직인 사례로 보입니다. 인텔 주가는 올해 들어 실적 발표 전까지 약 150% 올라 있었으니, 기대가 높았던 종목이라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둘 만합니다.

전망을 흐린 악재 세 가지

1) PC 시장 둔화

데이비드 진스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PC 시장 둔화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인텔의 주력인 PC용 칩 수요가 당분간 힘들 수 있다는 신호죠.

2) 이스라엘 공장 사고

이달 초 이스라엘 공장 폭발 사고로 근로자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가동 중단 탓에 10나노미터급(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미세 공정, 숫자가 작을수록 촘촘함) 제품 출하에도 차질이 생겼습니다.

3) 파운드리의 외부 고객 부재

인텔은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을 되살리려 하는데, 애리조나 신규 공장에서 18A 공정(1.8나노급) 제품을 만들고 있는데도 뚜렷한 외부 고객은 아직 없습니다. 립부 탄 CEO는 앞으로 두 분기 안에 발표할 고객사가 몇 곳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고나 PC 수요는 시간이 지나면 풀릴 수 있어도, 고객 확보는 계약으로 확인되어야 합니다.

저는 이 부분이 가장 오래 남는 변수라고 봅니다.

정부와 엔비디아 지분 가치도 같이 줄었다

1년쯤 전 인텔 지분 10%를 사들인 미국 정부는 평가액이 약 120억 달러 줄었습니다. 엔비디아도 지분 가치가 약 60억 달러 낮아진 것으로 추산됩니다.

인텔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반도체주 동반 약세

같은 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미국 반도체 기업 주가를 묶어 업종 흐름을 보는 지표)는 7.20% 하락해 지난 6월 23일 이후 가장 큰 일일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알파벳, 아마존에 이어 인텔까지 실적과 전망이 아쉬웠던 터라, 빅테크(대형 IT 기업)의 대규모 AI 투자가 돈이 될지 의심하는 시선이 다시 살아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 30일 미국 증시 주요 반도체 관련 하락률 (자료: 이코노미스트)

개별 종목을 보면 AMD가 10.88%,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가 7.95%, 엔비디아가 4.22% 내렸습니다.

가상화폐 시장도 같은 날 흔들렸다

전날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해킹 사고가 났다는 소식도 겹쳤습니다. 코인베이스는 10.62%, 로빈후드는 7.21% 내렸고 비트코인 가격도 7만 7,000달러 아래로 밀렸습니다.

주식뿐 아니라 코인 시장까지 매수세가 움츠러든 하루였습니다.

월요일 국내 증시는 어떻게 볼까

보도에서는 국내 반도체 대형주에서 매도 물량이 나오면 코스피를 누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다만 이는 전망일 뿐 확정된 내용은 아닙니다.

월요일 장에서는 아래 세 가지 정도를 확인해 볼 만합니다.

  • 미국 반도체 지수의 추가 하락 여부
  • 인텔이 말한 파운드리 고객사 발표 시점
  • 다른 빅테크의 AI 투자 관련 발언

한눈에 정리

  • 인텔은 30일 하루 28.58% 하락해 1974년 이후 52년 만에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습니다.
  • 3분기 실적은 예상을 웃돌았지만 다음 분기 전망이 시장 기대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 PC 시장 둔화, 이스라엘 공장 사고, 파운드리 고객 부재가 부담으로 거론됩니다.
  •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7.20% 하락했고, AI 투자에 대한 의심과 가상화폐 악재도 겹쳤습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참고 자료